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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인생엔 강박과 스트레스, 상처와 콤플렉스가 있다.
상처에 집중하여 극복하려 애쓰지 말고
그냥 뚜벅뚜벅 직진하며 툴툴 털자.
툴툴 털고 세상에 나를 툭 던지자.
유쾌한 이미지 이면,
아픔과 복잡한 속내를 달고 살던 개그맨 김태균의
쉰 살 넘어‘즐기자 모드’에 돌입한
강박 탈출 에세이.
“‘착해 빠졌다’란 말 좀 들으면 어때.
‘못돼 처먹었다’란 말보다 낫지!”
배우 조정석, 가수 이적 추천 도서
대한민국 대표 DJ의 '진짜 목소리'가 담긴 책.
무엇이든 다 이해해줄 것 같은 그에게 이런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었다니.
- 가수 이적
나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세상과 주변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그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며 모처럼 따듯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 배우 조정석
김태균의 글은 창피하지 않은 과거를 창피하게 생각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김태균은 이제 창피한 게 창피하지 않고, 아픈 기억들이 아프지가 않나 보다.
? 시인 원태연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구나.
태균아, 지금 잘하고 있어”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신기하게도 처음 만난 사람을 대하듯 글도 수줍게 낯을 가렸다.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러 갈 때는 그 시절의 나를 위로하고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기도 했다. 열정적이었지만 아슬아슬하게 살던 시절의 나를 만나면 냉정하게 나무라기도 했다. 글 쓰는 내내 웃고 울었고 나 자신에게 욕을 해주기도 했다.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혼자 큰 소리로 웃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창피해서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화가 나서 테이블을 내려치기도 했다. 어느 날은 너무 눈물이 나서 소주를 들이켰다. - 프롤로그 ‘나에게 주는 선물’ 中
이 책은 개그맨 김태균의 웃음 뒤, 숨어 있던 ‘사람 김태균’을 찾아가는 여정과도 같다. 아들이자 남편, 아빠이자 이웃인 김태균 삶에는 생각지 못했던 감동과 진지함이 가득하다.
심리학 용어 중에 ‘참 자기(True Self)’와 ‘거짓 자기(False Self)’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참 자기’란 기질적으로 타고난 그대로의 모습을, ‘거짓 자기’란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어하는 나의 모습을 의미한다. 당연하게도 참 자기와 거짓 자기가 같은 사람은 없다. 두 가지 사이의 간극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존재할 뿐이다. ‘개그맨’ 김태균은 한때 참 자기와 거짓 자기 사이의 간극이 꽤나 컸던 사람이었는지 모르겠다. 기질적으로 무척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 김태균이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들 앞에 서고, 그들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이 되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개그맨으로 살다 보니 스스로도 자신의 참 모습이 무엇인지 가끔은 혼란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평범한 듯 조금은 우울했던 청춘을 지나,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30대와 40대를 보냈다. 계속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나’를 되돌아보기가, ‘나의 이야기를 하기가 더욱 망설여졌다. 하지만 50대가 된 지금, 라디오 디제이로 ‘남의 사연’을 읽어주던 그가 이제 ‘나의 사연’을 말하려 한다. ‘착해 빠진’이란 말도 순하게 들리지 않았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아 불편했던 시절, 아빠의 부재로 인해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 맨주먹으로 주차장 벽을 몇 번이고 치고 나서야 풀릴 만큼 울분에 차 온 몸에 힘을 주고 살던 시절의 얘기들까지. 이해심 많고 유쾌한 김태균의 이미지 이면, 진짜 김태균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진짜 어른이 된 것이다.
어쩌다 개그맨, 남들은 모르는 힘들었던 날들
어머니가 차려 주신 따뜻한 밥 먹고 누워서 tv를 보던 어느 날, 'MBC' 공채 개그맨 모집 광고 방송을 보게 됐다. 누워있던 나는 몸을 일으켜 정자세로 tv 앞에 앉았다. ‘오호~ 개그맨? 한번 해볼까? 그래, 떨어지면 어때! 그냥 조용히 몰래 시험 보는 거야.’ 이미 대학가요제, 탤런트 시험에서 두 번의 고배를 맛봤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없었고 오히려 은근히 도전을 즐기는 마음이 생기던 터였다. 가족들한테도 얘기하지 않고 일단 시험을 준비했다. ? ‘몰래 개그맨이 되다’ 中
벌써 27년 차 개그맨이지만 그는 개그맨을 꿈꾸던 사람은 아니었다. 개그맨 시험을 보기 전에는 대학 가요제도 신청해보고, 연기자 시험에 응시하기도 했었다. 그런 시간들을 지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도전했던 개그맨 시험에서 기대하지도 않게 합격을 했던 것.‘개그맨 김태균’의 시작은 이렇게 조금은 시시하고,밋밋했다.그래서일까.뭐 하나 남들보다 특출난 것이 없다는 강박 때문에 힘들던 시간들이 있었다.강박은 남이 모르는 나만의 콤플렉스에서 오는 두려움이다.그는 겉으로 보기엔 단단해 보이지만 툭 치면 부러져버리는 자존심이라는 망토를 뒤집어쓰고 살았다.”쓸 데 없는 자격지심에 없어도 있는 척,몰라도 아는 척,싫어도 좋은 척… ‘척키 인형’이었지 내가 아니었다” 라고 고백한다. 그 강박과 콤플렉스에서 오는 두려움을 인정하기 시작하고 서툴고 어설픈 나 자신을 안아주기 시작한 것이다.
16년 째 ‘공무원 같은’ 라디오 디제이
밋밋하게 시작했던 개그맨 생활과는 달리, 라디오 DJ는 김태균의 오랜 꿈이었다. 한창 고민이 많고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늘 옆에서 친구가 되어 주었던 라디오. 그 당시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매일 밤 들으며 혼자서 DJ 역할 놀이를 즐겨하던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2시 탈출, 컬투쇼’의 메인 디제이가 되었다. 개그맨이 되어서는 남들 같은 개인기가 없어서, 외모로도 다른 사람을 웃길 수 있는 정도는 아니어서 고민도 많았고 스스로 힘들었던 시간이 많았지만 라디오 디제이가 된 그는 조금 달랐다. 오랜 꿈을 이룬 김태균은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프로그램을 최고의 자리에 올렸고, 벌써 16년 째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방송국이 있는 목동까지 매일 가야 해서 라디오를 시작하면서 상암동으로 이사를 했다. 상암동에서 목동까지는 아무리 막혀도 20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좋다. 뭐, 오후 2시 방송이라 다른 아침 프로그램 비해 출근길이 여유가 있긴 하지만……. 16년 동안 라디오 디제이를 하면서 생방송에 늦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늦지 않는 게 당연한 거지만 그래도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 ‘출근길’ 中
치유를 위한 글쓰기
김태균의 든든한 버팀목은 가족이다. 결혼 전까지 어머니가 그랬고, 결혼 후에는 아내와 아이가 그의 삶을 빈틈없이 채워준다. 기억도 희미한 6살 무렵에 아버지를 잃고, 남은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던 삶을 살던 어머니는 믿던 사람에게 속아 재산을 모두 잃기도 했다.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 고생하는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으로 그는 일탈이나 객기를 부릴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그래서인지 일찌감치 철이 든 채로 더 열심히 앞을 보고 달릴 준비를 해 왔다. 더 좋은 사람, 더 착한 사람이 되어서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살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일까. ‘착해 빠진’ 김태균이 힘들 때, 슬프고 화난, 때로 서늘하고 우울한 김태균은 꼭꼭 숨어 있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들었지만, 그 모습 뒤로 ‘목욕탕에서 아빠와 함께 등을 밀고 싶은’ 어린아이가 숨어 있었다. 오랜 세월, 힘들고 어려운 걸 굳이 내색해야 하나 생각했었다. 대신 이 악 물고, 내가 이런 어려움들을 얼마나 잘 헤쳐나가는지 보여주려고만 했다.최선을 다하는 삶 이면, 위로가 필요한 ‘어린 시절의 김태균’이 책 속에는 자주 등장한다.”그런 날들이 계속되는 동안 이상하게도 누군가 내 등을 쓰다듬으며 위로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의 내가 그 시절의 나를 위로하는 거였다.” 50년 인생을 돌아보며 작정하고 ‘치유의 글쓰기’ 작업을 한 것이다.
세상에 나를 툭 던지고
“뭐 얼마나 잘 살아보려고 그렇게 악착같이 주먹 꽉 쥐고 이 악물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쉰 살이 넘으니 김태균도 변하기 시작했다. 완벽하게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인정하고, 모자란 자신을 인정하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더 집중하게 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세상에 툭 던지는 일도 가능해졌다. 이렇게 숨어있던 나의 이야기를 하나 둘씩 꺼내놓으며 진짜 자유를,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걸 느낀다.
글을 쓰며 다양한 모습의 나를 다시 만났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피하기도 했지만 결국 마주한 나의 진짜 모습들. 그 속에 숨어 있던 어설프고 서툰 나를 인정하고 안아줬더니 있는 대로 잔뜩 힘이 들어가 있던 맘이 몽글몽글 유연해졌다. 이렇게 좋은 걸, 이토록 맘이 가벼운 걸, 뭐 얼마나 잘 살아보려고 그렇게 악착같이 주먹 꽉 쥐고 이 악물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그저 솔직한 나를 세상에 툭 던지고 살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어설프고 서툰 나와 잘 지내면 그만이다. 그러면 어느새 삶을 즐기고 있는 행복한 나를 발견한다. ‘휴~ 이제 그냥 즐기려고요’
- ‘이제 그냥 즐기려고요’ 中